잠깐 낮잠 잤는데, 꿈 4개를 연달아 꾸어서 오랜만에 꿈 일기.
1 친구가 고기를 선물로 보내줬는데 (이건 잠들기 직전에 진짜로 있었던 일)
내가 꿈 속에서도 낮잠을 자느라, 배송기사님께서 공동현관을 들어오지 못해서 건물 앞에 두고 가셨다.
친구는 고기 상할까봐 우리집으로 찾아와서 들여놓으려고 했지만, 현관 사이즈보다 고기박스가 커서 들여오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자고있는 날 깨워서, 어떻게 들여놓을지 같이 고민해보자고 했다.
(뜬금없이 차짬님도 거실에 서있었는데, 다혜 지인인 느낌이었다.)
위의 얘기를 다 듣고난 후, '현관보다 큰 고기박스가 있나?' 의아해져서 현관을 열어봤더니 그리 크지도 않은 박스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그전까지는 위의 상황들이 현실처럼 느껴졌는데, 충분히 현관을 통과할 수 있는 박스를 본 후 '혹시 꿈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끙끙대며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해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안방 문턱 앞에서 냅다 앞구르기를 시전했다.
꿈이라면 저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고, 현실이 맞다면 문턱을 넘을 수 있다! 라는 생각이었다.
차짬님은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나랑 같이 신나게 구르기를 했다.
결과는 내 몸이 문턱 밖으로 한 발자국 나가져 있는 정도였다.
애매모호한 결과에 더 어려워져서, 다음으로 벽 앞에 딱 붙어서 앞구르기를 시도했는데 이게 성공을 했다.
물구나무 상태가 되지 않고 앞구르기라니 이건 꿈 속이 맞구나. 싶어 꿈에서 깨려고 몸부림치다가 겨우 깨어났다.
2 잠에서 깨어보니 나는 친척동생과 함께 집에 있었다.
친척동생은 현실보다 많이 어린, 초등학생 쯤의 나이였고 그만큼 나도 어린 상태였다.
동생이 심심하다고 계속 칭얼거렸는데 집안에는 놀아줄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급하게 동네의 재밌는 장소를 검색하다가, 출장방문 인형극이 단돈 2만원이길래 바로 신청했다.
얼마 안지나서 인형극 진행자가 왔고, 곧바로 인형극을 보았는데... 그 내용이 슬퍼가지고 나 혼자 엉엉엉 울음터짐...
(안타깝게도 내용은 기억이 다 휘발됨)
겨우 진정하고 눈물 닦고 있으니까 그 사람이 갑자기 10만원짜리 탁상시계를 슬그머니 꺼내들며 구매를 추천했다.
인형극 듣는 내 모습을 둥글둥글 캐릭터화한 디자인이었고, 겉이 부들부들한 벨벳+플라스틱 촉감의 탁상시계였다.
어떻게 제작했는지도 신기했고,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주저했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워 결국 거절했다.
진행자는 아쉬워하며 그다음 물건들을 꺼냈다.
청바지, 영양제, 기초화장품... 등등 정말 본격적으로 잡다한 물건들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영업을 했다.
프로그램을 신청할 당시, 다른 사람들의 후기 중에 '물건을 잘 팔아요.' 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게 이 뜻이었구나...
방문출장 비용을 생각하면 2만원으로는 인건비도 안 나올 것 같아서 뭐라도 하나 사드리고 싶었는데, 보여주는 물건들이 이미 집에 쌓여있는 것들이라 계속 패스하다가 결국 만만한 영양제를 하나 골랐다. 아마도 제대로 된 영양제는 아니겠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2만원에 구매했다.
아무래도 내가 물건을 좀 더 샀으면 하는 눈치였는데, 그때 마침 삼촌이 돌아오셨기에 큰 목소리로 인사드렸다.
진행자는 얼른 짐을 챙겨 돌아갔고,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잠에서 깼다.
3 또 꿈이었구나... 하면서 내 방으로 들어가니 고양이들이 누워있었다.
그 옆에 같이 앉아있는데 현관문이 띠로리 열리더니 남자친구가 빼먹은 물건이 있다며 출근하다가 다시 집에 돌아왔다.
나도 같이 찾아주려고 거실로 나가 물건들을 뒤적거렸다.
우리집 둘째 고양이는 어디선가 선반을 뒤적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은 자기도 껴달라고 무조건적으로 출동하곤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어질러진 바닥과 정신없는 우리 둘 사이에 나타나서, 미친 캣처럼 거실을 가로질러 뛰어다녔다. 더 정확히는 직선으로 날아다녔다.
(현실에서도) 나는 무언가 일을 처리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정신없다' 라고 인식하게 되면 시각과 청각이 작동을 멈추고,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잠깐 진정하려고 눈감고 가만히 서 있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눈을 뜬 그 순간, 순간적으로 시야에 들어온 남자친구와 집안 모습, 고양이들에 엄청나게 위화감이 느껴졌다.
설마 또! 꿈이야? 질색이 나서 팔뚝을 찰싹찰싹 때렸는데 통증이 느껴졌고, 앞선 꿈들처럼 특별히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 것도 아니었다. 이건 현실이구나 생각하면서 누워있다가 또 잠들었고, 조금 자다가 금방 깨어났다.
4 이번에는 잠에서 깨니 내가 연애+추리가 합쳐진 프로그램의 참가자였다.
추리할 것들은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했다.
이 꿈이 가장 재밌었는데, 기억이 잘잘하게 쪼개져서 더 기억이 나진 않는다.
'꿈인가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 라는 생각은 들 새도 없이, 사람들과 세트장 구경하며 뽈뽈 돌아다니느라 바빴던 것만 기억난다.
서서히 프로그램을 이해해 가던 중에, 현실에서 울린 핸드폰 벨소리에 마지막으로 잠에서 깼다.
진짜로 잠에서 깨자마자 이것도 꿈이야? 현실이야? 두리번 거리다가 핸드폰 시계를 봤다. 잠든지 1시간 정도 지나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까 그제서야 100% 현실임이 느껴졌다.
앞으로는 꿈에서도 시간을 체크하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겠구나 라고 또 하나 배웠다.